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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냉장고에 쏟다

  • 이지훈
  • 2016.04.17 오전 11:46

김치를 냉장고에 쏟다

  

가끔은 아침에 라면이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마침 아내가 새벽기도를 인도하고 온 후 피곤해서 아침을 챙겨주지 못하는 틈을 타서 제가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교회 출근을 해야 해서 아침을 먹고 출근해야 든든하기 때문이죠.

보글보글 끓는 물에 라면면발과 스프를 넣고 계란을 투하한 후 적당히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라면에는 김치가 필수죠냉장고를 열어 김치를 꺼냅니다.

평소와 다르게 큰 접시에 김치가 담겨있고 플라스틱 덮개가 씌어져 있네요.

그 안에 가지런히 썰려있는 김치를 보며 아내의 준비성에 감탄도 해봅니다.

조용한 아침에 혼자 식탁에 앉아 조간신문을 읽으며 먹는 라면 한 그릇은 참 맛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후루룩 마신 후 이제 식탁을 정리합니다.

그릇들을 모두 치우고 마지막으로 김치를 냉장고에 넣습니다.

그런데 냉장고 문을 열고 김치를 넣으려는 순간 플라스틱 덮개를 잡고 있던 손가락이 미끄러지면서 

그만 접시를 놓치고 말았습니다슈웅~(접시가 낙하하는 소리챙그랑

접시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그 안에 있던 김치들이 여기저기 떨어지고 빨간 국물들이 냉장고안에 사정없이 튀면서 

수많은 파편들을 만듭니다이런아내가 깨끗하게 닦으며 관리하는 냉장고가 온통 김치국물과 김치 잔해로 

시뻘겋게 색칠이 되고 말았습니다그것뿐이 아닙니다김치 국물이 서랍사이 틈새로 새어 들어가면서 

더 심각한 사태를 만들어 냅니다아이고머리가 띵해집니다.

조금 전까지 라면 한그릇의 행복을 만끽하던 감정은 모두 사라진채 당황스러움과 속상함과 황당함이 뒤 범벅이 돼서 

안절부절 합니다이걸 어떻게 하지피곤한 아내를 깨워서 뒤처리를 부탁하고 출근해야 하나

아니야내가 일을 저질렀으니 내가 해결해야지그런데 이걸 어떻게 다 치우지!

행주를 가져다가 한칸 한칸 정리를 하면서 몇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1. 이런 상황에서도 기뻐하고 감사해야겠지항상 기뻐해야 하니까범사에 감사해야하니까.

2. 남 탓보다는 내탓을 해야겠지왜 김치를 이렇게 큰 접시에 담아놨나왜 미끄러운 프라스틱 덮개로 덮어뒀나?하고 

    아내를 탓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내가 좀더 조심하게 다루지 못했다.'하고 내 자신의 부 주의를 탓해야겠지.

3. 하나님은 출근을 앞두고 바쁜 나에게 왜 이런 경험을 하게 하실까?를 생각해 보자

   음... 이번 주 칼럼을 쓰기위해 고민하고 있는 걸 아시고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주시는건 아닐까?하고 생각했습니다.

4. 그래서 내긴 결론은 그래이 이야기로 칼럼을 써보자입니다

행주를 몇 번 빨아서 냉장고를 왕복하는 동안 김치의 흔적은 모두 사라지고 원래의 깨끗한 냉장고로 복원이 되었습니다

모든 상황은 종료�죠그리고 저는 교회에 늦지 않게 출근을 했습니다그리고 이렇게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만약에 제가 아내를 깨워서 정리하는 것을 떠 넘기고나왔다면 나중에 부부싸움이 일어날수도 있었겠죠

아내에게 '왜 큰 접시에 김치를 담아두고, 미끄러운 플라스틱 덮게를 씌웠느냐'고 탓을 돌렸다면 아내는 깊은 상처를 입었겠죠

아니면 저 혼자서 에이오늘 일진이 안좋네오늘 하루가 기분이 더럽겠다.” 뭐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품었다면 

오늘 하루는 완전치 망쳐진 하루가 �겠죠그런데 다행스럽게 저는 그 순간 말씀을 떠올렸고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생각했습니다그랬더니 이렇게 마음도 편하고 오히려 그 경험을 통해 칼럼도 쓰게되었네요하하하

오늘 하루 참 즐겁네요하하하. 

 

박선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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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를 냉장고에 쏟다
  • 2016-04-17
  •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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