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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 박선타
  • 2022.11.17 오후 04:37

편안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한 사람이 교회 1층으로 들어선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한참 있다가 나온다.

들어갈 때는 츄리닝 차림이었는데 나올 때는 말끔한 양복차림이다.

부목사 면접을 보러온 남자이다.

집이 온양 터미널 주변이다.

어떻게 왔느냐고 물으니 자전거를 타고 왔다고 한다.

양복이 구겨질까봐 슬링백에 담아와서 갈아입었다고 한다.

얼굴을 보니 덥수룩한 더벅머리에 피부는 거칠다.

초롱초롱한 검은 눈동자는 참 매력적이다.

굵직하고 힘 있는 저음의 목소리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넓고 건장한 어깨에는 근면함과 성실함이 배어있다.

아이가 둘 인데 첫째아이는 자폐가 있어서

엄마의 돌봄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한다.

둘째아이도 첫째의 영향을 조금 받았다.

이전에 사역하던 오산의 교회는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매일 밤을

지새우기 일쑤여서 온양에 있는 가정은 아내 혼자의 몫이었다.

지친 아내는 남편이 곁에 있길 원했다.

아이들의 젖은 눈망울도 아빠를 향했다.

죄송했지만 사임하고 가정을 지키는 아빠가 되길 선택한다.

매일 노가다 현장에 나가 넓은 어깨만큼 많은 짐을 진다.

그래서 머리 다듬을 시간도, 피부 관리 할 여유도 없다.

이동거리가 짧든 멀든 자전거로 출발하는 습관이 배었다.

참 멋지고 근사한 남자다.

내가 저 상황의 가장이라면 저렇게 열심히 살았을까?

자신이 없다.

점심을 사준 후 함께 일하고 싶어서 이번 주일에 오라고 했다.

그런데 다음날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가정 때문에 풀타임 사역은 어렵고

파트타임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하고 끊는다.

마음속에서 작은 대답이 나온다.

아쉽지만.. 괜찮아요. 힘내요 응원할께요.”

열심히 산다는 것은 구 시대의 유물이 아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도 편하게 살지 말자. 편안함에 익숙해지지 말자.

 

박선타 목사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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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안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 2022-11-17
  • 박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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