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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나도 가슴 찡한 이야기

  • 강은희
  • 2017.01.11 오전 09:10

너무나도 가슴 찡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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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난 그 날도 평소처럼 집 앞 횡단보도를 걷고 있었다. 
난 그만 시속 80km로 달리는 차를 못보고 거기서 차와 부딪혀 중상을 입었다. 

결국 난 응급실에 실려 갔고, 위독한 생명을 기적적으로 찾았다. 
그러나 의식이 돌아 오는 동시에 난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렇다 난 시력을 잃었던 것이다. 아무 것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난 너무 절망했고. 결국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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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면서 난 그 소녀를 만났다. 
그녀는 일곱살 밖에 안 되는 소녀였다. 

"아저씨 . . . 아저씨 여긴 왜 왔어?" 
"야 . . . 꼬마야!! 아저씨 . . . 귀찮으니까 . . . 저리 가서 놀아 . . ." 
"아저씨 . . .왜 그렇게 눈에 붕대를 감고 있어? 꼭 미이라 같다" 
"야! 이 꼬마가 . . . 정말..... 너 저리 가서 안 놀래. . . !! . . ." 

그렇다. 그녀와 나는 같은 301호를 쓰고 있는 병실환자였다... 

" 아저씨... 근데... 아저씨 화내지 말아.... 여기 아픈사람 많어~

   아저씨만 아픈거 아니쟎아요..... 그러지 말고 ~ 나랑 친구해. 네?... 알았죠??.. " 
"꼬마야.... 아저씨 혼자 있게 좀 내버려 둘래.." 
"그래... 아저씨........ 난 정혜야... 오정혜! 여긴 친구가 없어서 심심해.. 아저씨 나보고 귀찮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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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녀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다음 날...... 
" 아저씨... 그런데 아저씬.... 왜 이렇게 한숨만 푹 푹 셔~...." 
" 정혜라고 했나... 너도 하루 아침에 세상이 어두워졌다고 생각해봐라.

   생각만 해도 무섭지. 그래서 아저씬 너무 무서워서 이렇게 숨을 크게 내쉬는 거란다....." 

"근데... 울 엄마가 그랬어..... 병도 이쁜 맘 먹으면 낫는데~.. 
내가 환자라고 생각하면...환자지만....환자라고 생각 안 하면... 
환자가 아니라고.... 며칠 전에... 그 침대 쓰던 언니가 하늘나라에 갔어.... 

엄마는 그 언니는 착한 아이라서 하늘에 별이 된다고 했어... 
별이 되어서 어두운 밤에도 사람들을 무섭지 않게 환하게 비춰 준다고......" 


"음....... 그래.... 넌 무슨 병 때문에... 왔는데.." 
"음..... 그건 비밀....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곧 나을 거라고 했어. 
  이젠 한달 뒤면 더 이상 병원 올 필요 없다고...." 


"그래? 다행이구나....." 
"아저씨... 그러니까... 한달 뒤면 나 보고 싶어도 못보니까...

  이렇게 한숨만 쉬고 있지 말고 나랑 놀아조.... 응... 아저씨......."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비췄다. 그녀의 한마디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마치 밝은 태양이 음지를 비추듯 말이다. 
그 후로 난 그녀와 단짝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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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정혜야 주사 맞을 시간이다......" 
"언니... 그 주사 30분만 있다가 맞으면 안돼,.....잉~ 나 지금 안 맞을래....!!.." 
"그럼..... 아저씨랑 결혼 못하지... 주사를 맞아야...빨리 커서 아저씨랑 결혼한단다..." 
" 칫" 

그리곤 그녀는 엉덩이를 들이대었다. 
그렇다...어느 새 그녀와 나는 병원에서 소문난 커플이 되었다. 
그녀는 나의 눈이 되어 저녘마다 산책을 했고, 
일곱살 꼬마아이가 쓴다고 믿기에는 놀라운 어휘로 주위 사람, 풍경 얘기 등을 들려 주웠다... 

"아저씨... 김선생님이 어떻게 생겼는 줄 알아..?..." 글쎄....코는 완전 딸기코에다... 입은 하마입, 
그리고 눈은 쪽제비 같이 생겼다...?.. 크크~ 정말 도둑놈 같이 생겼어..!! 나 첨 병원 오던 날....... 
그 선생님 보고 집에 가겠다고 막 울었어... 
"크크크흐흐......" 
"아저씨 왜 웃어..." 
"아니... 그 김선생 생각 하니까... 그냥 웃기네... 
꼭 목소리는 텔레비젼에 나오는 탤런트나 성우처럼 멋진데 말이야..."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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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정혜는 꿈이 뭐야?" 
"음.....나 아저씨랑 결혼하는 거........" 
"에이..... 정혜는 아저씨가 그렇게 좋아? 응....그렇게 잘생겼어?" 
"음... 그러고 보니까... 아저씨 디게 못생겼다... 꼭 포켓몬스터 괴물 같애.."

.

.

.
그러나 그녀와의 헤어짐은 빨리 찾아 왔다. 
2주후....나는 병원에서 퇴원 했다..그녀는 울면서.... 

" 아저씨.... 나 퇴원 할 때 되면 꼭 와야 돼 알겠지???? 응...... 약속" 
"그래 약속....." 

우는 그녀를 볼수는 없었지만.... 가녀린 새끼 손가락에 고리를 걸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2주일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최호섭씨?" 
"예...... 제가 최호섭입니다...." 
"축하합니다... 안구 기증이 들어 왔어요...." 
"진......... 진짜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 
일주일 후 난 이식수술을 받고 3일후에는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난 너무도 감사한 나머지 병원측에 감사편지를 썼다. 
그리고 나아가서...기증자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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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난 그만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기증자는 다름 아닌 정혜였던 것이었다.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바로 내가 퇴원하고 일주일 뒤가 정혜의 수술일이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백혈병 말기환자였던 것이다. 
난 그녀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가 건강하다고 믿었는데 ........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난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부모님이라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이가... 많이 좋아했어요....." 
" 예..... " 
" 아이가 수술하는 날 많이 찾았는데...................................."

정혜의 어머니는 차마 말을 이어가질 못했다. 

" 정혜가 자기가 저 세상에 가면 꼭 눈을 아저씨 주고 싶다고... 
그리고 꼭 이 편지 아저씨에게 전해 달라고............"

 



그 또박 또박 적은 편지에는 일곱살짜리 글씨로 이렇게 써있었다. 

♥ 아저씨! 나 정혜야....음... 이제 저기 수술실에 들어간다... 
옛날에 옆 침대 언니도 거기에서 하늘로 갔는데... 정혜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아저씨 내가 만일... 하늘로 가면... 
나 아저씨 눈 할께 그래서 영원히 아저씨랑 같이 살께. 아저씨랑 결혼은 못하니까.... 
하지만 수술실 나오면 아저씨랑 결혼할래. 아저씨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래. 

나의 눈에는 두 줄기의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 좋은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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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나도 가슴 찡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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