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에 깜짝놀라
빗소리에 깜짝 놀라
- 박선타 목사
빗소리에 깜짝 놀라
하던 일을 멈추고
천정을 응시한다.
무엇을 들켰는지
무엇을 뺏겼는지
갑작스런 방문에
이리도 놀라는 걸까?
일
일
일
쉼표 없이 달려가던
일의 폭주로 인해
여유가 없음을 들켰고
잔뜩 달아올라 있던 긴장감을 뺏겼다.
다시 집중하려면
커피 한잔 마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괜찮다.
내 안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조성모씨의 노래 가시나무의
가냘픈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새들도
찔려서 날아가는
그런 가시만 무성하다면
차라리 비에 젖고 싶다.
흠뻑 젖고
흥건히 젖어
하늘의 조각구름 한 개를
비출 수 있는 작은 웅덩이가 생긴다면
나는 후회하지 않고
웃고
즐거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