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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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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함의 대가 지불

  • 박선타
  • 2022.03.04 오전 02:31

탁월함의 대가 지불

 

몇 일 전 전해 들은 소식이 저의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은사 목사님께서 재 입원하셔서 치료 후 퇴원 했지만

병이 많이 악화되어 힘들게 지내신다는 소식입니다.

해박한 지식과 위트 넘치는 세련됨의 극치를 보여준 설교,

1mm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으셨던 완벽에 가까운 예전,

천안에 여러개의 교회를 분립개척해서 모두 중형교회로 세우면서도

당신이 담임하는 교회를 여전히 천안 최고의 웅장한 교회로 부흥시키기까지

한 명의 인간이 해 내기에는 너무나 대단해 보이는 그 업적들의 이면에는

지력의 고갈됨과 체력의 소진됨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인데,

은퇴 후에는 이제 좀 편히 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셨겠지만

탁월함의 대가 지불을 그때부터 하게 되신 것입니다.

한국 최고의 명설교자로 회자되는 옥한흠 목사님이나

최고의 복음 설교자로 명성을 떨쳤던 하용조 목사님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설교는 지금도 울려 퍼지고 있지만

그 탁월한 산물을 만들어 내기위해 쏟았던 진액의 대가지불로

모두 암이라는 질병에 의해 스러져 가셨습니다.

주님을 위해 이 한 목숨 바쳐 뜨겁게 타오르리라는 고백처럼

한 줌의 재가 되어 가신 그 분들의 삶 앞에 겸허히 옷깃을 여미지만

이 혼란스럽고 어두운 세상 속에서 좀 더 빛을 비추며 계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움에 드는 생각은 건강을 위해 조금만 지적창작을 멈추었더라면

탁월함의 수준을 조금 낮추더라도 그 긴장에서 조금만 자유하셨더라면

그 얼굴이, 그 미소가, 그 삶이 너무나 고귀했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바위가 되고 울림이 되어 지금도 우리 곁에 서 계시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의 방에 있는 키타의 여섯줄은 자유롭게 풀려 있습니다.

언제까지 인지 모르지만 다시 탱탱하게 조율되어 최고의 소리를 낼 때까지

그냥 그렇데 놔 두려고 하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하길 원한다면 편안하게 놔 두십시오.

풀릴 때는 최대한 풀릴 때까지 놔 두십시오.

자유를 찾아 가더라도 자유를 만끽하도록 놔 두십시오.

반복되는 녹음기 소리가 아니라 탁월한 소리를 연주하는 창조의 악기가

되길 원하신다면 쥐어짜내는 진액이 아니라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되도록

흐르게 하되 따뜻한 사랑으로 웃어 주십시오.

 

박선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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