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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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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시작하나?

  • 이지훈
  • 2016.04.17 오전 11:46

왜 다시 시작하나?

 

누군가가 말하길 “창의력이라는 건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에 뭔가를 더 얹는 과정이기 때문에, 

애초에 아는 게 전혀 없다면 창의력이 발생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했는데,

그 분의 말이 맞다면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의 범주 안에서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머님의 이야기에 의하면 제가 6살 때 아버님께서 가르치시던 교정의 칠판에 

의자를 타고 올라가 한 마리의 황소를 그려놓았을 때 아버님은 저를 천재라고 했다 합니다.

저와 그림과의 인연이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라면 그동안 꽤나 긴 시간 인연을 맺어 온 것이죠.

고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뎃상과 수채화와 씨름을 하며 지냈고, 

졸업 후에는 아버님의 권유로 한국화 화풍중의 하나인 채색화에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목회자가 되어 목양일념의 삶 가운데 그림이 낄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에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동안 이별하고 지내왔는데,

최근들어 다시 관심이 드는 것을 보니 역시 저와 그림과의 인연은 질긴 가 봅니다.

마침 단국대학교에서 개설한 평생교육원 과목에 '유화'가 있어서 수강신청을 하려고 합니다. 아내도 반대 하지는 않네요. 

2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젤 앞에 다시 앉는 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면서 설레기도 합니다.

파레트 위에 물감을 짜고 붓으로 섞어 하얀 캔버스 위에 찍어 바를 때 느껴지는 그 질감과 촉감이 저를 설레게도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설레는 이유는 제 머리안에 가득한 창의력의 수많은 형상과 기호와 상상들이 

그림을 통해 눈에 보이는 형체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1’이라는 숫자를 그냥 보면 ‘1’이지만 옆으로 보면 ‘11’일수도 있고, ‘111’일 수도 있고, 

끝없이 이어지는 ‘1’의 나열된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정해진 캔버스의 공간 안에 그림을 통해 어떻게 표현해 내는가가 창의력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그 그림의 가치를 알고 그 그림을 좋아하겠죠.

이것은 성경을 읽고 묵상할때도 나타나는 저의 버릇입니다.

저는 그 어느 훌륭한 목사님이 설교한 것이라고 해도 그 설교가 그 본문의 100%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도한 억지 해석이나, 부분적인 해석이 아닌 검증된 전통 해석의 틀 안에서 최대한 창의력을 발휘하여 뒷면을 보고 

옆면을 보고 윗면을 보고 아랫면을 보듯이 모든 각도에서 생각해보며 성경본문의 크기를 최대한 크게 만들어서 들여다 봅니다. 

그렇기에 때론 제 설교가 황당스럽게 보일수도 있고, 너무 비약적으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결론이 결국 ‘예수’이고 ‘생명’에 초점을 모으는 것이기에, 결코 데드라인을 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잠자고 있던 창의력을 깨워 상상의 나래를 펴고 본문을 다시한번 들여다보게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저의 설교방법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괴테의 삶을 두 문장으로 표현한 이 글을 저는 좋아합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배우고, 배움을 뜨겁게 사랑한 청년 괴테.

그 무엇도 자기완성을 향한 그의 쉼 없는 걸음을 막지 못했다.”

평생을 성경을 설교해야할 목사가 성경을 향해 자신의 창의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의 걸음은 멈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목사라면 성경연구와 적용의 창의적 산고를 치루는 일에 괴테처럼 쉼 없는 걸음을 옮겨야합니다.

이것이 설득력있는 설명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그림을 다시 배우려고 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제 머리를 두들기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좀 더 창의력이 깨어나길.. 좀 더 창의적이 되길.. 넓은 하늘 끝까지 날아 올라가보고, 

넓은 바다 끝까지 날아가 보는 '생각의 비행'이 저에게 일어나길 바라며 저는 이젤을 향해 걸어가렵니다.

 

박선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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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다시 시작하나?
  • 2016-04-17
  •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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