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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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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m 벌레

  • 박선타
  • 2017.07.14 오후 07:55

2mm 벌레

 

젊은 때부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설교준비를 해와서인지 한글 프로그램으로

설교문을 작성하는게 익숙해져있습니다. 주로 사택에서 설교준비를 합니다만 가끔은

교회 목양실에서 설교준비나 문서작업을 할 때가 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컴퓨터로 작업을 하려면 계속 모니터를 보면서

작업을 하잖아요? 어느 날입니다. 모니터 한 가운데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마우스 커서인줄 알고 마우스를 움직여보았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모니터가 오래 되서 고장나서 생기는 현상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놀랍게도 벌레, 벌레였습니다. 정말입니다. 벌레였습니다.

모니터 안쪽 화면에서 벌레가 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주 작고 가느다란 벌레.

벌레라고 하기에는 좀 안 어울리는 아주 작고 가느다란 생명체.

길이는 2mm, 두께는 0.5mm 정도되는 작고 앙증맞은 녀석. ! 이게 어떻게 이 안에 들어갔지?

꼬물꼬물꼬물. 느릿느릿느릿. 왔다리 갔다리 하며 모니터 안에서 돌아다닙니다.

틀림없이 나가는 출구를 찾고 있는 것 같은데 너무나 넓은(?) 모니터 한 가운데서 방향을 찾지

못해 헤메이는 것 같습니다. ! 이쪽으로 가면되! 말을 해주는데도 녀석이 못알아듣습니다.

바보같이 방향을 알려줘도 못찼네! 아니 그 안에는 왜 들어간거야?

모니터 안에 들어온 벌레가 웃기는 건지. 벌레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를 원하는 내가 웃기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걸 어떻게 꺼내는 방법은 없을까? 하며 벌레가 있는 화면을 살짝 눌렀는데

아뿔싸! 그때부터 꼼짝을 안 합니다. 모니터 안에서 사망하신 겁니다.

!!! 이를 어쩌지! 낭패스러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내가 왜 화면을 눌렀을까? 후회가 됩니다. 저는 결코 죽일 생각이 없었습니다.

살짝 눌러도 모니터 안에 어느 정도 여유 간극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주님. 주님이 아시지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오랫동안 모니터 안에서 죽어 있는 벌레는 하나의 표시가 되어

계속 남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벌레를 볼 때마다 반성하려고 합니다.

나도 모르게 행한 작은 행동이. 그것이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무심코 한 그 행동으로 인해

누군가는 크게 다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되새기고 되새기며

주의하는 표시로 삼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조심하고, 조금 더 신중하고,

조금 더 기다려주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박선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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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mm 벌레
  • 2017-07-14
  • 박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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