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못
- 아파트 공원길을 걸으며
못이 왜 거기 있을까?
마음 편히 가던 길인데
미소 띠며 걷던 길인데
나무들과 속삭이며 걷던 달콤한 피정
그 눈부신 뜨락 한 가운데
못이 왜 거기 있을까?
녹이 슬어 부식되어 독이 되고
발에 밟혀 구부러져 가시 된 채
꽃길을 걸어와 꽃향기 베인
내 발을 찌르려 한다.
높다란 소나무
넓다란 모과나무
길다란 은행나무
바람에 묻혀 사라져가던 그들의 소리가
이제 귀에 들려온다.
그대 발 아래 있으면 찌르는 못이 되나
그대 손 위에 들리면 사랑의 봉사되니
자신만 보던 것을 넘어 남을 보는 마음을 가진다면
지금까지 피해갔던 수많은 사람들이 아닌
예수님의 손을 가진 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나무들이
나무들이
내게 속삭여준다.
박선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