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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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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해요

  • 박선타
  • 2021.12.03 오전 10:13

억울해요

 

지하실에 오랫동안 보관된 채

잎사귀의 색은 변색되고 찌그려지고 오므려지고

전기줄과 나이롱 줄에 뒤엉켜진 채

나무기둥은 녹이 슬어있는 플라스틱 튜리가 있습니다.

누가보아도 더 이상은 쓸 수가 없어서 버리는게 당연해 보입니다.

! 이걸 버리나요?”

네 목사님, 너무 오래되고 녹이 슬어서 사용하기가 어렵겠습니다.”

그렇군요.”

그렇게 튜리는 교회 주차장 쓰레기봉지 옆에 버려졌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는데 자꾸 튜리에 눈길이 갑니다.

교회 출입구 옆에 있어서 눈에 띄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지요.

삼일 째 되는 날 그 옆을 지나가는데 글쎄 튜리가 말을 합니다.

억울해요” “?” “목사님 저 억울해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억울하다고?” 

, 억울해요. 저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사람들로부터 이쁘다고,

아름답다고 칭찬을 받았죠. 그런데 이쁘게 꾸밀 때는 사랑해주고 

아껴주던 분들이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나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구부리고 오므리더니 구석에 처박아 버려요

몇 년동안 햇빛 한번 못본채 지하실에 갇혀서 많이 울었어요.

올 해는 저를 꺼내주길래 드디어 햇빛 좀 보는구나하고 기대했는데,

이제는 오래 되었다고 버리네요. 제가 한 잘못은 지하실에서 참고 

기다린 죄 밖에 없어요그런데 이렇게 버려지다니.. 너무 억울합니다.

교회는 사랑이 많은 곳 아닌가요?

저를 사랑의 눈으로 본 건가요? 도대체 사랑이 무엇입니까?”

 

대답할 말이 없었습니다. 조용히 다시 주워들었습니다

그리고 카페 테이블에 앉혀두고 손을 보기 시작합니다.

찌그려진 것은 펴주고 오무려진 곳은 열어줍니다.

전기줄도 풀어주고 나이롱 줄은 잘라 줍니다.

녹슨 곳은 긁어주고 테이핑을 합니다.

어울리는 장식들을 가져다가 정성껏 달아줍니다.

한 시간 정도 씨름 한 후 전기코드를 꼽아 봅니다.

!! 탄성이 절로 나올만큼 이쁩니다.

너 참 이쁜녀석이었구나! 억울하다고 할 만하네. 미안하다.”

앞으로는 오래된 겉모습만 보고 쉽게 판단하기 보다는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아야겠습니다.

뉘우치는 마음으로 그 튜리를 교역자 사무실에 두어 아름답게 밝히게 했습니다.

 

박선타 목사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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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울해요
  • 2021-12-03
  • 박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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