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대등대
금대등대
신문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40년간 하루 5시간씩 글을 써 온 그는 이렇게 말 했다.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지난 밤 꿈의 내용부터 기록한다.
꿈이야말로 수많은 날 것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글의 보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사를 읽으며 '그렇구나. 꿈을 기록 해 둘 필요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날 밤 나는 신기한 꿈을 꾸었다. 이런 꿈이다.
내 등에 있는 물 웅덩이의 이름은 ‘금대등대’이다.
물이 많은 때는 계곡처럼 넘치지만 가뭄 때는 작은 물만 고여 있다가 점점 줄어든다.
저 바위산 꼭대기에 검은 반점이 나타난다.
자세히 보니 목이 마른 비둘기 한 마리가 힘겹게 날개를 퍼덕인다.
갑자기 수많은 검은 독수리 때가 나타난다. 얼마나 거대한지 위압감이 느껴진다.
노려보는 눈과 날카로운 발톱을 보니 무섭기까지 하다.
한 껏 목이 마른 독수리들이 물이 있는 곳을 찾아 날아오른다. 나는 마음먹는다.
‘저 많은 독수리들에게 이 물을 뺏기지 않으리라.
비둘기, 비둘기에게 이 물을 마시게 해 주리라.’
가뭄에 조금 있던 물이 확 줄어든다. 두 모금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
나는 동료에게 물었다. 물이 다 없어지면 우리는 어떡하지?
그러자 씩 웃으며 말한다. “없으면 죽지 뭐”
급강하해서 날아온 독수리들이 물을 노린다.
거대한 한 독수리가 덮쳐오더니 큰 부리로 한번 콕 찍었는데
물이 순식간에 반으로 줄어든다. 이제 한 모금 남았다.
‘아! 이 물만큼은 비둘기를 위해 남겨두어야 하는데,,,’
나는 황급히 일어나 날아오르는 독수리들을 온 몸으로 막았다.
한 마리가 물을 향해 급강하 하길래 나는 몸을 날려 독수리의 다리에 부딪치며
독수리를 밀쳐냈다. 두 번째 날아온 독수리는 더 거대했다.
나는 재빠르게 막대기를 들고 독수리를 내리쳤다. 다행히 물을 포기하고 지나간다.
수많은 독수리들의 힘이 덮쳐왔지만 나는 너덜너덜해지기까지 싸우며 모두 물리쳤다.
독수리 때가 사라지자 아, 그 비둘기가 보인다. 다행히 아직까지 날아오를 힘이 있다.
드디어 한 모금 남아있는 물을 발견하고 날아오른다. 아! 드디어 온다. 물이 있는 곳으로,
한 모금의 물이 있는 이곳으로 온다. ‘여기야, 여기. 이 물을 마셔라.’
비둘기가 날아와 앉는다. 그리고 마신다. 한번밖에 마실 수 없는 물이지만
이 물로 너는 살 것이다. 힘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씩씩하게 살아갈 것이다.
나는 그것으로 기쁘다. 행복하다.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린다.
그 물 웅덩이의 이름은 '금대등대'이다.
꿈에서 깨자마자 나는 서둘러 컴퓨터를 켜고 글을 썼다.
다 쓰고 나니 새벽 2시 25분이다. 진짜 날 것 같은 이야기다.
박선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