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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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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해라

  • 박선타
  • 2019.05.08 오후 04:16

취해라

 

제가 고3 입시생 때 동국대학교 서양학과에서 떨어진 날은 함박눈이 서울의 하늘을 하얗게

수놓을 때 였습니다. 장충체육관이 내려다보이는 긴 내리막길을 친구와 함께 비틀거리며

걸었던 이유는 탈락이 주는 고배의 쓴맛에 취한 탓이었습니다.

그 날밤 광명시의 어느 포장마차에 비어있는 소주병 11개 앞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취했던

이유는 온 몸에 가득퍼진 소주의 힘에 취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 그 시절 이후, 몽롱한듯하나 맑고, 비틀거리는 듯 하나 강직하게 앞을 바라보고 걸어가고 있는

오늘의 취기(醉氣)성령이라는 영적 술에 취한 탓입니다.

제가 만약 힘들다고 힘들어하고, 괴롭다고 괴로워하고, 실망된다고 실망하고,

못하겠다고 해서 그만 둔다면 저는 취한 사람이 아니라, 재정신인 사람입니다.

인생은 재정신으로는 못 살아요! 인생도 그런데 주님을 따르는 구도의 길을 재정신으로 갈 수 있나요?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술에 취하지 않으면 갈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술 소비량 1위라는 것은 그만큼 술의 힘 없이는 살기 어려운 나라라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이왕 술을 마시려면 좋은 술을 마셔야죠. 땅에서 빚어낸 그 어느 술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맛과

향과 색으로 압도하는 하늘에서 빚어낸 술. 그 효험이 가히 천하제일이고 우주제일이라 하여

인간의 손으로는 빚어낼 수 없어 신의 손으로만 빚어낼 수 있다는 신비의 술!

이 술 맛을 한번 보면 다른 술은 맛이 없어 그 잔을 집어 던져 버린다고 하더이다!

그 이름하여 성령의 새 술이라 하니 들어보셨나요? 맛은 보셨나요?

이 술에 취한 사람들에 의해 초대교회가 취하고(2:13) 아시아가 취하고

유럽이 취하고 아메리카가 취하여 전 세계로 성령의 취기가 퍼져나갔으니

그렇기에 사도바울은 오직 이 술로 취할 것을 명령하였던 것입니다.(5:18)

오늘도 저는 이 새 술로 취하는 시간을 찾아 성전으로 나아가니 우리 거기서 만나십시다.


박선타 목사


 

취해라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게 거기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당신의 어깨를 무너지게 하여 당신을 땅 쪽으로 꼬부라지게 하는

가증스런 '시간'의 무게를 느끼지 않기 위해서 당신은 쉴 새 없이 취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취한다? 술이든, 시든, 덕이든, 그 어느 것이든 당신 마음대로다.

그러나 어쨌든 취해라. 그리고 때때로 궁궐의 계단 위에서, 도랑가의 초록색 풀 위에서,

혹은 당신 방의 음울한 고독 가운데서 당신이 깨어나게 되고,

취기가 감소되거나 사라져버리거든, 물어 보아라.

바람이든, 물결이든, 별이든, 새든, 시계든,

지나가는 모든 것, 슬퍼하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 말하는 모든 것에게

지금 몇 시인가를. 그러면 바람도, 별도, 새도, 시계도 당신에게 대답할 것이다.

이제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취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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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해라
  • 2019-05-08
  • 박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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