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치 않아야 할 마음
변치 않아야 할 마음
제가 1993년에 전도사 생활을 시작했으니까 올해까지 26년째 목회를 하고 있는데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경기도 평촌에서 전도사로 사역할 때 주일마다 12인승 차량을 몰고 가서 태워오던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어느 날 교회에서 준비할게 많아서 20분 늦게 데리러 갔습니다.
아파트 안에 노인정 입구에 정자가 있었는데, 할머니는 그 정자 앞에 서서 차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키가 작고 왜소하신 88세 되신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를 차에 태우고 교회로 오는 중에 운전석 뒷자리에 앉아계셨던 할머니께서는
손을 뻗어 제 어깨를 계속 비비며 어루만지셨습니다.
룸 밀러로 할머니의 얼굴을 봤더니 울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집안에 무슨 슬픈 일이 있었나 싶어 여쭤보았습니다.
“어머니, 무슨 일 있으셨나요?” 그때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 지금도 제 귀에 쟁쟁합니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할머니는 일주일 내내 10시 30분을 기다렸던 것입니다.
이 못난 전도사와 함께 교회에 가는 것이 좋아서 일주일을 기다리셨던 것입니다.
운전을 하는데 온몸이 달아오르면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 이었습니다.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라는 생각 하나와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시는 성도님에게 결코 실망을 시켜드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울었습니다. 그때의 그 마음이 지금까지도 저의 목회의 철학이 되어 저를 이끌고 있습니다.
목회자는 주님 때문에 행복해야 합니다. 또한 주님을 사랑하는 성도들을 보며 행복해야
합니다. 목회자의 행복의 원천은 오직 주님과 성도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한 최고의 보답은 순수함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도 어린아이 앞에서 어린아이를 닮기 원하며 어린아이에게 배우려고 하는 이유는
내가 어린아이다움을 잃어버리는 순간 행복의 균열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박선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