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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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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취미를 許하라

  • 박선타
  • 2016.07.22 오후 07:52

11취미를 하라

 

처음 외국에 나가본 게 대학교 1학년 때였다. 파란 하늘 아래 새하얀 요트가 떠있는 호주는 천국 같았고, 

끝없이 펼쳐지는 뉴질랜드 대자연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하지만 또렷이 새겨진 기억은 따로 있다.  

시드니 길거리에서 본 신문 가판대다. 

 

활짝 열린 가판대 양쪽 문에 100종류 넘는 잡지가 빼곡하게 꽂혀 있었다.  

정원 가꾸기, 몸만들기, 꽃꽂이, 요리, 음악, 인테리어. '취미의 신세계'였다. 

 세상에 이렇게나 다양한 취미가 존재하고, 그 많은 잡지를 대형서점 아닌 길거리에서  아무 때나

구해 볼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각자의 취향이 고루 존중받는 선진 사회의 한 단면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 뒤로 15년간 우리도 많이 바뀌었다. 취미로 전문성을 인정받거나, 집 안에 취미방을 만들거나,  

파워블로거가 돼 책을 펴낸 이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취재를 하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이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

"인터뷰는 할 수 있는데 신문에 얼굴은 실리면 안 돼요. 딴 데 정신 판다고 회사에서 싫어해요."  

"제 이름은 기사에 나가도 되지만 직장명은 절대 쓰지 말아 주세요. 지난번에도 취미를 주제로 인터뷰했다가  

회사 이름 나가는 바람에 엄청 혼났어요." 

 

좀 이상했다. 취미가 무슨 범죄라도 되나? 최근 어느 로펌에선 해외 연수 떠난 직원이 각종 취미 생활 즐기며  

신나게 보내는 하루하루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으로 올리자 연수 제도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직장인이라면 실적과 업무 태도는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업무 외 개인 시간까지 소유하고 간섭하려 드는 직장 문화는 과연 정상일까. 

 

취미의 필요성에 대해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뇌에는 '일하기 회로''놀기 회로'가 있는데 일하기 회로만 계속 가동하다 보면 두 회로가 협력관계를  

이루지 못하고 경쟁 관계가 돼 버린다.  

일만 하다가 갑자기 신체·정신적으로 무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게 된 사람이 갑자기 취미를 만들고  

놀아보려고 해도 불안감 탓에 처음엔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습과 훈련을 통해 '노는 능력'을 키우면  

어쩌다 하늘만 한번 올려다봐도 에너지가 급속 충전된다고 한다. 

 

여기서 '논다'는 개념은 그냥 일을 안 하는 상태가 아니라, 즐기고 몰입하는 것 외엔 어떠한 목적도 없는 활동을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걸 뜻한다. 이게 취미다. 더 중요한 사실은 놀기 회로가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시하는  

창조적 사고와 공감 능력을 담당한다는 것 

결국 놀기 회로가 활발히 작동해야 소통도, 일도 잘 풀리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일도, 취미생활도 열심히 하는 직원을 회사가 칭찬해줘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선일보 최수현 문화부 기자

 

 

*여기서 말하는 취미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임이나 온라인 활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며 운동하거나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가꾸고 돌보며 성장해가는 건강한 활동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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