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천의 십자가 종탑
목천의 십자가 종탑
한참을 손에 들고 뭉클해진 가슴으로 묵상했습니다.
목양실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익명의 ‘종탑감사헌금’ 봉투 말입니다.
액수가 아닌 그 마음이 절절하게 와 닿았습니다.
지난 주 주일 낮 설교시 잠깐 언급드렸던 종탑은
목천 동우아파트 상가 5층 옥상에 있는 십자가 탑입니다.
오랜 세월 비 바람을 맞으며 녹이슬고 삮아서
태풍이라도 불라치면 그곳 동사무소 직원의 마음이 불안해 집니다.
“목사님, 6월 달까지는 꼭 철거를 부탁드립니다.
바람만 불면 아래로 떨어질까봐 불안합니다.”
안 그래도 한 달이 멀다하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 때문에
떨어지는 것에 노이로제가 있는데, 교회 종탑까지 떨어질까봐 걱정입니다.
진작 튼튼하고 멋진 알루미늄 종탑으로 바꾸고 싶었으나
막연한 경제사정에, 기도하는 몇 명의 권사님들 외에 다른 성도들에게는
말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철거만 해 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언젠가 아파트에 사는 중년남성이
찾아와서 “살기가 너무 빡빡하고 힘든데 매일 새벽 출근할 때마다
5층 옥상에 꿋꿋이 서있는 십자가를 보면서 힘을 얻습니다“
이 말이 귓가에 맴돌아 종탑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천안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동우아파트가 있으니 그 곳의 상가 5층 옥상에
있는 이 종탑은 천안 800교회 중에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종탑입니다.
가장 살기 어려운 곳에 가장 높은 십자가가 서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제가 겁도 없이 “목사님, 종탑을 새로 만드세요. 가볍고 튼튼한
종탑으로 하세요. 저희 두란노교회가 비용을 대겠습니다”라며 일을 저지른
이유는 처음에 언급 드렸던 책상 위의 ‘종탑감사헌금’ 봉투 때문입니다.
우리 성도님들의 마음이 가는 곳이 곧 하나님의 마음이 가는 곳 아닐까요?
착하디 착한 우리 성도님들의 마음은 언제나 그렇듯 하나님의 풍향계 였으니까요.
노회 목사님을 통해 알아보니 전문적으로 미자립 교회 종탑만 설치 해 주시는
장로님이 계시답니다. 그 분께 비용을 여쭈어보니 400만원이랍니다.
함께 동참 하실 분들은 이번 주 중에 온라인 헌금을 해 주시면
튼튼하고 멋진 우리 모두의 종탑을 천안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세워보렵니다.
(*입금시 꼭 ‘종탑헌금’이라고 표기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박선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