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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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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립니다

  • 박선타
  • 2016.09.17 오전 08:03

비가 내립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텐을 젖히니 비가 내립니다.

어제 읽었던 가을의 시 한편이 눈 앞에 펼쳐지듯

그렇게 비가 내립니다.

모든 대지위에 존재하는 생명위에 비는 또 다른 생기를 흩뿌립니다.

밤새 소리없이 내렸을 법한 시간을 뒤로하고

지금 또다시 하염없이 내립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표현하듯 멈추지 않고 위에서 아래로 내리며

높은 곳에서 가난한 곳으로 흘러서 고입니다.

그리고 그 언저리에 소생하는 생명들이 피어나고 자라납니다.

나무들은 비에 젖어 원치않게 입고 있던 먼지의 옷을 벗습니다.

보도블럭 위에 쌓여있던 먼지의 골짜기들은 빗물에 의해 분해되고 흘러갑니다.

새들은 나뭇잎 아래에 고요히 앉아서 날개짓의 고단함을 잠시 멈춘채 안식합니다.

아이들의 몸을 태우고 하루종일 움직였던 놀이터의 시소는 덩그러니 놓여있는

멈춤의 공간속에서 아름다운 여백의 미를 만들어 냅니다.

깨끗해진 잔디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해맑아진 가로수들이 손에 손잡고 노래를

부르며 작은 바람에 흔들립니다.

연두, 초록, 황토색의 벽돌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공원의 바닥위에는

생겨났다 사라지고 생겨낫다 사라지며 탱고의 춤을 연주하는 빗방울의 물보라가

흥겨운 축제마당으로 제 걸음을 초대합니다.

아직은 깊은 잠에 빠져있을 비를 좋아하는 둘째아들은 이제 조금 후에 기지개를 펼 때

눈앞에 마련되 있는 이 아름답고 상큼한 작품을 보며 활짝 웃을 것입니다.

어제 고모 집에서 뺀 얼굴의 점의 통증도 잊은채 그렇게 웃을 것입니다.

비를 좋아하는 마음은, 비가 마련한 축제의 한 가운데로 비의 초청에 응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비를 통해 이 아침에 제 곁에 있는 천국의 기쁨을 맛보게 해 주십니다.

모든 것이 감사한 아침입니다.

 

박선타 목사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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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가 내립니다
  • 2016-09-17
  • 박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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