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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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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 박선타
  • 2022.12.08 오후 03:59

샤갈

 

뒤숭숭한 꿈자리에 눈이 떠진 시간은 새벽 110.

잠을 다시 재촉한들 천장이 움직이며 시간만 흐를 뿐이라는 걸

알기에 의자에 앉아 성경을 읽는다.

주일 설교 본문인 로마서를 열고 그 안으로 마음을 던진다.

비판하지 말라로 시작되는 가르침은

굵은 선이 꿈틀거리며 움직이듯 앞을 향해 직진한다.

상하와 좌우를 가르며 거침없이 뻗어가는 힘이 참 강렬해서

바울신학의 통쾌함과 시원함은 이번에도 옹골차다.

어떻게

어떻게 이 본문을 사랑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할까?

수십 겹의 껍질을 벗겨내며 사랑의 속살을 드러내기까지

시간은 언제나 인고의 마음을 태우는 과정일 뿐이다.

아침인들, 저녁인들, 새벽인들 나는 탄다.

한 달 30번의 설교는 그렇게 출산 되어

공기를 가르며 성도들의 귓속으로 흩어진다.

훌륭한 동역자 두 분이 온 덕에 24회로 줄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타들어 가야 할 시간이 내겐 필요하다.

천재 화가 샤갈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구도를 그렸다.

계란 프라이가 하늘에 떠 있고, 수탉이 사람 몸만 하고,

염소와 바이올린이 한 몸이다. 집은 성냥각처럼 작고,

나무는 산처럼 크다. 모두 공중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꿈 속에서 그림을 그린 걸까?

그는 뇌전증을 앓았다고 한다. 발작 전조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시가 그의 작품에 영향을 준 것이다.

뇌 속에서 스파크가 튀는 현상을 자연스러운 것 처럼 

그림에 담아냈고 그로 인해 독특한 그림들이 탄생했다.

아내 벨라는 종종 발작을 일으키고 말을 더듬기도 하는 샤갈을

편견 없이 헌신적 사랑으로 보살핀다.

그 덕에 샤갈은 꿈 같은 '환상의 세계'를 계속 그릴 수 있었다.

한편의 설교를 그려낸 후 시계를 보니 420.

곤히 자고 있는 아내의 이마에 키스를 한다.

'여보 고마워요! 내가 있음은 그대 때문이라오.'

 

박선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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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갈
  • 2022-12-08
  • 박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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