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목회 칼럼

예배와 말씀교회 안내예배와 말씀성도의 교제교육 부서남전도회여전도회교구/사역코이노니아

 

퍼져나감

  • 박선타
  • 2018.05.17 오전 10:04

퍼져나감

 

예전에 교회에서 키우던 보더콜리 럭키이 삽교로 이사 간 후

처음으로 새끼를 낳았는데 무려 아홉마리나 낳았습니다.

그중에 한 마리는 태어나자마자 죽고 남은 여덟마리 중에서

가장 작고 약해서 형제들에게 치이고 밀리다가 젖도 먹지 못하고 죽어가던

또 다른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이대로 놔 두었다간 굶어죽겠네...’

지켜보던 아주머니가 그 한 마리를 집으로 데려다가 우유병을 물려줍니다.

눈도 뜨지 못한 채 가쁜 숨을 몰아쉬던 허약체질의 아가는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간신히 젖병을 빠는 입을 지켜보며 아주머니는 잘 먹어라. 많이 먹어. 많이 먹고

배가 빵빵해지면 좋겠다.” 그래서 이름도 빵빵이로 지었습니다.

생후 2개월 때 처음만난 빵빵이는 그 사연대로 너무나 허약했고 작았습니다.

치킨가게를 하시는 아주머니는 빵빵이가 죽지 않고 잘 살아주는게 기특하고 이뻤지만

바쁜 가게일 때문에 제대로 돌볼 수 없는 미안함에 저에게 맡기셨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안 줄건데 목사님에게는 믿고 맡기겠습니다.

이 아이는 특별한 아이이니 잘 키워주세요.”

그렇게 빵빵이는 삽교에서 장재리로 이사를 왔습니다.

아주머니의 바램을 저버리지 않고 잘 자라주어서 지금은 껑충껑충 뛰어다니기도 하고

이것저것 물어뜯기도 하고, 산책도하고, 똥과 오줌을 여기저기 투척하면서 돌아다닙니다.

가끔씩 응석을 부리고 애교를 부리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아빠의 붕어빵입니다.

럭키가 처음 와서 그랬거든요.

오늘 아침에 산책을 하는데 부슬부슬 부슬비가 내려 벤치에 앉았습니다.

주변의 풀잎과 나뭇잎들을 바라보며 잠시 묵상에 잠깁니다.

퍼져나가는 방법은 종마다 달라 봉숭아 씨앗은 폭죽처럼 터트려 분산하고,

민들레는 낙하산처럼 바람을 타고 떠나고, 도꼬마리는 동물의 털에 붙어 멀리 갑니다.

상수리나 도토리는 아예 동물에게 미끼로 먹힌 뒤 일부는 살아남는 전략을 쓴다고해요.

그렇게 보더콜리도 자식을 퍼뜨려 제 곁에 다시 돌아왔네요.

아주머니의 사랑, 어린새끼의 생존을 위한 끈질긴 투쟁. 그리고 럭키와 퀸을 그리워했던

저의 마음.. 이 모든 것들이 줄이 되고 연결이 되어 이렇게 빵빵이가 제 곁에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 내일 우리에게 일어날 일들, 이 모든 것들도

연결되고 연결되어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사다리가 될 것입니다.

 

박선타 목사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1
  •  축사
  • 2018-05-26
  • 박선타
  • 1
  •  퍼져나감
  • 2018-05-17
  • 박선타

게시글 확인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삭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

게시글 수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