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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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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받아서는 안 되는 인사

  • 박선타
  • 2017.10.19 오후 04:24

제가 받아서는 안 되는 인사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로 인해 장롱 속에 있던 겨울옷을 꺼내 입게 됩니다.

아직은 대지위에 서리가 내린 소식은 없지만 내일 아침이라도 슬며시 내릴 듯 합니다.

길을 걷노라면 가로수의 끝자락에 매달려있는 단풍든 잎사귀들이 흔들거립니다.

하늘을 우러러 보면 어디론가 떠내려가는 구름이 무척 하얗습니다.

파란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그렇게 늦가을의 하늘은 깊습니다.

이번 주에도 버스 운전석에 앉아 무료급식을 기다리시는 어르신들께로 향합니다.

행복이 한 아름 묻어있는 인사를 주고 받으며 일주일간의 안부를 나눕니다.

아삭!!’ 이번 주 식단에 올라온 녀석이 입안 가득 싱싱함을 안깁니다.

'배'로 만든 깍두기 입니다. 난생처음 맛본 배 깍두기맛에 매료되어

집사님께 달려갔습니다. “집사님, 깍두기에 가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가 들어가 있어요!”

호호, 목사님, ‘깍두기에요. ‘깍두기” “? 그런게 있어요?”

신기 해 하는 저의 얼굴을 보며 집사님들이 까르르 웃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둘이 먹다 한사람이 죽어도 모를 고구마 튀김 맛에 손 전도사님의

눈동자가 두 배로 커집니다. 개구리 왕눈이의 눈보다 큽니다.

전도사님, 그렇게 맛있어요?” “!! 이렇게 맛있는 고구마 튀김 처음 먹어봐요!”

젊은 사람들의 식감을 사로잡는 이 맛들이 어찌 어르신들을 피해가겠습니까?

여기저기서 맛있다고 수군 수군 하십니다.

어느 어르신은 아껴먹겠다고 한쪽에 고구마 튀김을 쌓아 놓으셨다가,

다른 것을 다 드신 후 천천히 음미하며 먹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데 어느 백발의 어머님이 저에게 꾸벅 인사를 하십니다.

목사님, 너무 감사해요.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좋은 일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네 어머니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고 답사드렸지만 마음속으로는

에구. 어머니 죄송합니다. 제가 인사를 받을 대상이 아니네요.”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사를 받아야할 분들은 따로 계십니다.

매주 아픈 몸을 이끌고 나오셔서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하시는 이 권사님과

여러 집사님들, 그리고 장로님.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더 푸짐하게 섬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사랑과 정성으로 차려내는 한끼 식사속에 바로 이분들의 헌신이 담겨있어서

그 기가막힌 맛을 내는 것입니다. 인사는 이 분들이 받으셔야 맞습니다.

제가 모든 어르신들을 대표해서 인사드립니다.

이렇게 행복하게 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박선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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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받아서는 안 되는 인사
  • 2017-10-19
  • 박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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